오늘 전국에 말라리아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 모기에서 원충이 나왔다는 뜻

2026. 8. 13. 21:08질환 정보 & 예방

최초 작성: 2026.08.13 

 

오늘 나온 소식입니다.

질병관리청이 8월 13일, 전국에 말라리아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경기 파주시와 연천군에서 채집한 얼룩날개모기류에서 삼일열 말라리아 원충 유전자가 검출됐기 때문입니다.

"경보"라는 단어가 붙었으니 뭔가 심각한 일이 벌어진 것 같은데, 정작 무슨 뜻인지는 잘 와닿지 않으실 겁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모기에서 원충이 검출됐다는 것은, 그 모기에 물렸을 때 실제로 말라리아에 감염될 가능성이 생겼다는 뜻입니다.

지금까지는 "모기가 많아졌다"는 이유로 내려진 경고였습니다. 이번엔 다릅니다. 그 모기가 실제로 병원체를 갖고 있다는 게 확인됐습니다.

1. 주의보와 경보는 무엇이 다른가

시간 순서대로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6월 22일 — 전국 말라리아 주의보. 매개모기 밀도가 증가했다는 이유였습니다. 모기 수가 늘었으니 조심하라는 단계입니다.

이후 5개 지역 경보. 군집사례 발생과 매개모기 개체 수 증가에 따라 경기 파주시와 김포시, 인천 강화군과 계양구, 강원 양구군에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8월 13일 — 전국 경보로 확대. 이번에는 모기에서 실제 원충이 확인되면서 범위가 전국으로 넓어졌습니다.

즉 이번 발령은 "모기가 많다"에서 "감염된 모기가 있다"로 단계가 올라간 것입니다.

여기서 말라리아 군집사례라는 용어가 나오는데, 이것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위험지역에서 발생한 환자 간 증상 발생 간격이 14일 이내이고, 거주지 간 거리가 1km 이내에서 2명 이상 환자가 발생한 경우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같은 동네에서 비슷한 시기에 두 명 이상 걸린 경우입니다.

2. 환자는 오히려 줄었는데 왜 경보인가

이 부분이 헷갈리실 수 있습니다.

올해 1월 1일부터 8월 1일까지 발생한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20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5명보다 43.4% 감소했습니다. 매개모기 밀도도 폭염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환자도 줄고 모기도 적은데 경보라니, 이상하게 느껴지는 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의 발언에 답이 있습니다. "폭염 후 다시 매개 모기 밀도가 높아질 수 있어" 방제를 강화하고 주의해달라는 것입니다.

무슨 뜻이냐면, 지금까지 모기가 적었던 건 폭염 때문이라는 겁니다. 지나치게 더우면 모기도 활동이 둔해집니다. 그런데 폭염이 한풀 꺾이고 기온이 조금 내려가면 모기 활동이 다시 활발해집니다.

즉 지금까지 적었던 것은 억눌려 있었던 것이지, 위험이 사라진 게 아닙니다. 8월 중순 이후 더위가 누그러지면서 모기가 다시 늘어날 시점에, 마침 원충을 가진 모기가 확인된 상황입니다.

3. 삼일열 말라리아 — 우리나라의 말라리아

말라리아 증상

말라리아라고 하면 아프리카 여행에서 걸리는 병으로 생각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토착화된 말라리아가 있습니다.

인체 감염이 가능한 원충은 삼일열원충, 열대열원충, 사일열원충, 난형열원충, 원숭이열원충 등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삼일열말라리아가 토착화되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삼일열 말라리아는 열대열 말라리아에 비해 치명률이 낮습니다. 다만 두 가지 특징 때문에 방심하면 안 됩니다.

첫째, 잠복기가 깁니다. 물린 뒤 짧게는 2주, 길게는 1년 이상 지나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 물렸는지 기억이 안 난다"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재발합니다. 간에 잠복해 있던 원충이 나중에 다시 활성화되어 증상이 재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치료를 끝까지 완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염 경로는 원충에 감염된 암컷 얼룩날개모기에 물리는 것입니다. 드물게 수혈, 장기이식, 오염된 주사기 공동 사용으로 전파되기도 하고, 분만 전이나 분만 중 산모로부터 태아에게 감염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공기감염이나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파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환자와 같은 공간에 있다고 옮지 않습니다.

4.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가

말라리아의 특징적인 증상은 주기적인 발열입니다.

오한이 오면서 몸이 심하게 떨리고, 이어서 고열이 나며, 그 뒤 땀을 흠뻑 흘리면서 열이 떨어집니다. 이 과정이 반복됩니다. 삼일열 말라리아는 이 주기가 대략 48시간 간격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동반 증상으로는 두통, 근육통, 오심, 구토, 설사 등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 증상들이 감기몸살과 매우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름 감기인가 보다" 하고 넘기다가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구분 포인트는 발열의 주기성입니다. 열이 났다가 완전히 떨어지고, 다시 하루 이틀 뒤에 같은 패턴으로 열이 오르는 경우라면 말라리아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질병관리청도 이 점을 강조합니다. 발열, 오한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보건소나 의료기관을 신속히 방문해 검사받으라는 것입니다.

말라리아는 신속진단키트로 비교적 빠르게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검사 자체가 어렵지 않으니, 의심되면 확인하시는 게 낫습니다.

5. 위험지역과 시기

주요 추정 감염지역은 경기 북부(파주시, 연천군, 김포시, 고양시 일산서구), 인천(강화군, 계양구), 강원(양구군) 등 휴전선 인접 지역입니다.

시기는 모기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4월부터 10월까지이며, 특히 **야간(일몰 직후부터 일출 직전)**이 위험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있습니다. 말라리아를 옮기는 얼룩날개모기는 주로 밤에 활동합니다. 낮에 무는 모기와는 다릅니다. 그래서 예방 수칙이 야간 활동에 집중되어 있는 것입니다.

6. 예방 수칙

질병관리청이 제시하는 예방 수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야간 야외활동 자제. 모기가 활동하는 4월부터 10월까지, 일몰 직후부터 일출 직전 사이의 야외 활동을 줄이는 것이 가장 기본입니다.

밝은 색 긴 옷 착용. 야간 외출 시에는 밝은 색의 긴 소매, 긴 바지를 입습니다. 품이 넉넉한 옷이 낫습니다. 몸에 딱 붙는 옷은 천 위로도 물릴 수 있습니다.

기피제 사용. 얼굴 주변을 피해 노출된 피부나 옷, 신발 상단 등에 뿌립니다. 3~4시간 간격으로 다시 뿌려야 효과가 유지됩니다. 한 번 뿌리고 밤새 괜찮을 거라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방충망 정비와 모기장. 옥내 침입을 막기 위해 방충망에 구멍이 없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면 모기장을 사용합니다. 위험지역에서는 취침 시 모기장 사용이 특히 권장됩니다.

집 주변 고인 물 제거. 물웅덩이, 막힌 배수로, 화분 받침, 폐타이어 등에 고인 물이 모기 서식처가 됩니다. 유충 단계에서 없애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향이 짙은 제품 자제. 야외 활동 시 향수나 향이 강한 화장품은 모기를 유인할 수 있습니다.

7. 함께 주의해야 할 일본뇌염

모기 매개 감염병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하나 더 짚겠습니다.

질병관리청은 6월 17일 대구 지역 채집 모기에서 일본뇌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어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한 바 있습니다.

일본뇌염이 중요한 이유는 치명률입니다. 드물게 뇌염으로 진행되면 고열, 발작, 착란, 경련, 마비, 방향 감각 상실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이 중 20~30%가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회복되더라도 환자의 30~50%는 다양한 신경계 합병증을 겪을 수 있습니다.

국내 일본뇌염 환자는 평균 17명 내외로 발생하며, 대부분 8~9월에 첫 환자가 신고되고 11월까지 발생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 시기입니다.

최근 5년간 신고된 환자 79명의 특성을 보면 남성이 60.8%였고, 전체 환자의 65.9%가 50대 이상이었습니다.

일본뇌염은 효과적인 백신이 있다는 점이 말라리아와 다릅니다. 생후 12개월부터 12세 아동은 국가필수예방접종 대상이므로 일정에 맞춰 접종하시면 되고, 접종 경험이 없는 성인에 대해서도 유료 접종이 권장됩니다.

50대 이상 환자 비중이 높다는 통계를 고려하면, 어린 시절 접종 기록이 없는 중장년층은 한 번 확인해보실 만합니다.

8.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전국 경보라는데 서울에 살아도 위험한가요?

경보는 전국에 발령됐지만, 실제 감염 위험이 높은 곳은 경기 북부, 인천, 강원 일부의 휴전선 인접 지역입니다. 다만 해당 지역을 방문하시거나 야외 캠핑, 낚시 등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예방 수칙을 지키셔야 합니다.

Q2. 환자가 작년보다 줄었다는데 왜 경보인가요?

올해 1월부터 8월 1일까지 환자는 201명으로 작년 동기 355명보다 43.4% 줄었고, 매개모기 밀도도 폭염 영향으로 낮은 상태입니다. 다만 이는 폭염에 눌려 있던 것이며, 더위가 꺾이면 모기 활동이 다시 활발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원충을 가진 모기가 확인되면서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Q3. 말라리아는 사람 간에 전염되나요?

전염되지 않습니다. 공기감염이나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파되지 않으며, 감염된 얼룩날개모기에 물리는 것이 주된 경로입니다. 드물게 수혈, 장기이식, 주사기 공동 사용, 모체에서 태아로의 전파가 있을 수 있습니다.

Q4. 감기몸살과 어떻게 구분하나요?

발열의 주기성이 가장 중요한 단서입니다. 오한과 고열, 발한이 반복되며 열이 완전히 떨어졌다가 하루 이틀 뒤 다시 오르는 패턴이라면 말라리아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위험지역 방문 이력이 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신속진단키트로 확인이 가능하므로 보건소나 의료기관을 방문하십시오.

Q5. 모기 기피제는 한 번만 뿌리면 되나요?

3~4시간 간격으로 다시 뿌려야 효과가 유지됩니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물에 닿았다면 더 자주 사용하셔야 합니다. 얼굴 주변에는 직접 뿌리지 마시고, 손에 덜어 바르는 방식을 권합니다.

Q6. 말라리아에 걸리면 완치되나요?

삼일열 말라리아는 적절한 치료로 회복 가능합니다. 다만 간에 잠복한 원충이 나중에 재발을 일으킬 수 있어, 처방받은 치료 과정을 끝까지 완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중단하시면 안 됩니다.

Q7. 일본뇌염 백신은 성인도 맞아야 하나요?

생후 12개월~12세는 국가필수예방접종 대상입니다. 접종 경험이 없는 성인에 대해서도 유료 접종이 권장됩니다. 최근 5년간 일본뇌염 환자의 65.9%가 50대 이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린 시절 접종 기록이 확실하지 않은 중장년층은 의료기관에 문의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자료

  • 질병관리청, 전국 말라리아 경보 발령, 2026.08.13
  • 질병관리청, 「전국 말라리아 주의보 발령」 보도참고자료, 2026.06.22
  • 질병관리청, 「일본뇌염 바이러스 검출, 전국 경보 발령」, 2026.06.17
  • 질병관리청 감염병 매개체 감시 주간소식지

이 글은 공중보건학 석사(MPH)를 취득한 보건전문가가 질병관리청 공개 자료를 직접 확인하여 작성한 건강 정보 글입니다. 특정 질환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으며, 의심 증상이 있으신 경우 보건소 또는 의료기관을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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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건학 석사(MPH) · 공공보건 40년  |  문의: moonsonn2@gmail.com